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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인사


 

◆2013년4월5일 2013년도 학부 입학식 축사

제25대 총장 마쓰모토 히로시

 오늘 예년에 비해 연노랑색 버드나무 새싹이 바람에 날리고 벚꽃이 흩날리는 이곳 '미야코멧세'에 참석하신 총 3,025명 여러분, 교토대학 입학을 축하드립니다. 미야코 대로에는 이미 철쭉이 곳곳에 피어 있고 춥고 기나긴 겨울을 지나 눈이 녹은 후 다양한 풀꽃들이 일제히 피어나는 북쪽 지방의 꽃밭을 방불케 하는 모습에 우리 주변의 계절변화를 강하게 느꼈습니다. 자연현상처럼 인간 사회도 질풍노도와 같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나가오 마코토 전 총장님, 오이케 카즈오 전 총장님 및 부학장님, 각 학부장님, 부국장님 그리고 교직원 일동과 함께 여러분의 입학을 축하드립니다. 또한 여러분의 연찬의 나날이 아름답게 열매 맺게 된 것에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여러분을 뒷바라지해 주신 가족과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전합니다.

 2011년 3월 11일에 일어난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국난은 여전히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범국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복구 및 재건은 아직도 도중에 있습니다. 재해지에서 멀리 떨어진 교토에서도 오랜 시간 마음을 쓰고, 재해지의 어려움을 내 일로 여기며 복구 및 재건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야 합니다. 오늘 대학에 입학하는 여러분은 이를 명심하고 스스로 할 수 있는 공헌을 주체적으로 실천해 주십시오.

 여러분은 입학 후의 다양한 가능성에 설레며 오늘을 맞이했을 것입니다. 그동안 마음껏 할 수 없었던 스포츠, 취미, 사회활동 기회와 새로운 벗과의 만남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선택지는 무한합니다. 여러분은 어쩌면 이른바 '만만한 과목'으로 학점을 채우고 나머지 시간은 학생시절에만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계획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분명 대학생활에서 공부 이외의 일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하나의 선택입니다. 그러나 공부는 그보다 더 중요합니다.

 '회남자'에 '기회는 얻기 어렵고 왔다손 치더라도 방심하면 금방 가버린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세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본학 졸업생과 이야기를 하면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대학에서 더 열심히 공부할 걸." 공부 따윈 언제나 할 수 있다고 지금의 여러분은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선배들도 그렇게 느꼈을 것입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평생 배우지 않으면 모두에서 말씀드린 질풍노도와 같이 흘러가는 사회의 움직임을 쫓아갈 수 없습니다. 대학에서의 배움은 미래를 통해서도 배우는 기초가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인간의 발자취와 함께 축적된 지식의 보고를 여는 열쇠를 손에 넣는 일은 지금까지 받아온 교육 이상으로 대학에서의 배움, 특히 여러분이 앞으로 받을 교양교육으로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그러한 기초작업은 머리가 유연할 때가 효과적이고, 이때 맺은 열매는 시간이 흐를수록 서서히 숙성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인생의 기초를 다지는 시간은 지금 이외에는 실제로 그리 많지 않습니다. 교토대학은 올 4월부터 국제고등교육원을 신설해 교양교육 개선에 착수합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최선의 교육을 위해서 대학은 앞으로도 계속 변화해 나갈 것입니다. 그 과도기에 입학한 여러분은 쉬운 길을 선택하기보다는 면학에 힘써주시길 바랍니다.

 대학생이 되어 오늘부터 여러분은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동아리활동이건, 수업이건, 서적을 통한 경험이건, 경험이란 아무리 쌓아도 그대로 둔다면 사람을 변화시키지 않습니다. 경험을 스스로가 곱씹고 소화하고 동화하는 능력을 갖추지 않는다면 내 것이 될 수 없습니다. 똑같은 것을 경험하더라도 어떤 이는 그것을 양식으로 삼아 성장하고, 또 어떤 이는 전혀 변하지 않는 않습니다. 모르는 사이에 아는 척하다가 오히려 퇴보하는 사람마저 있습니다. 향상심을 가지고 스스로를 단련시켜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기자신을 믿는 자단자시(自鍛自恃)의 기개가 없으면 경험은 내 것이 되지 않는 법입니다.

 현재 교토대학에는 약 3,000명의 교원과 2,500명의 직원, 22,000명의 학생이 있습니다. 교토대학에서의 만남, 여기서 맺어진 인간관계는 아마도 여러분의 앞날을 풍요롭게 만들 것입니다. 학업뿐만 아니라 과외활동, 이외의 만남을 소중히 하여 평생 지기를 얻고 몸소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 풍요로운 인간관계를 맺기를 바랍니다. 인간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법입니다. 둘러싸인 환경에 따라서 크게 좌우됩니다. 때문에 절친한 친구와 만나기 위한, 혹은 양서를 접하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혼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은 많이 있습니다. 운이나 불운도 따릅니다. 타인으로부터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려 갈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항상 인간관계를 포함해 자신이 처한 환경과 자기 자신을 돌이켜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본인이 확신할 수 있는 것만을 선택하여 가능한 빨리 자신의 사상, 인생 철학의 뼈대를 만들고 살을 붙여 현재와는 다른 자신을 확립하시길 바랍니다. '해마다 꽃은 어김없이 피는데 해마다 만나는 사람은 같지 않다. (年年歲歲花相似 歲歲年年人不同)' 후배들도 곧 여러분의 뒤를 따를 것입니다. 시간은 여러분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빨리 흘러가는 법입니다.

 또한 지식은 위험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십시오. 현대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지식은 분명 필요한 것이지만 지식을 그대로 금과옥조와 같이 맹신하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특히 저는 인터넷 시대인 지금 더욱 그렇게 느끼고 있습니다. 과제를 주면 인터넷 상의 정보 등을 이른바 짜깁기하여 전부 똑같은 내용의 리포트를 제출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일본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고하지는 않습니다. 지식과 정보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인간은 사고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정보의 바다 속에서 취사선택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대학에서 가장 먼저 배워야 할 내용이 아닌가 싶습니다. 선택한 후 머리로 언제나 사고하시기 바랍니다.

 이와 함께 여러분은 시대가 요구하는 국제성을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외국어를 마스터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를 배우고 자국의 문화를 배경지식으로 갖추고 자신의 생각을 국제사회에서 주장할 수 있는 논리적인 사고 능력, 발언 능력, 자신의 의견을 서슴없이 말할 수 있는 적극성과 자주성을 갖추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연습과 경험도 필요합니다. 대학은 체제를 정비하여 여러분의 도약을 아낌없이 지원하겠습니다.

 Adversity makes a man wise.

 여기 계신 많은 분들은 이 영어 속담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일본어로는 '사람은 많은 고난을 겪어야 비로소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풀이되어 인구에 회자되고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지금까지 큰 역경을 경험할 기회가 별로 없었던 게 아닌가 싶어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역경에 부딪치지 않고 행복했는데 고생할 기회를 누리지 못하다"니 이상한 말을 한다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동기 중에는 실연을 맛보거나 공부가 잘 안되어 그만두거나 좌절한 사람도 있었을 것입니다. 부모의 경제적 이유로 진학을 단념한 사람도 있었을 것입니다. 세상에는 자신으로 비롯된 고난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불가항력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는 고난도 많이 있습니다. 고난은 다양한 곳에서 입을 벌리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법입니다. 이를 극복하는 힘은 과거에 어려움을 이겨낸 경험에 의해서만 단련됩니다. 아마도 이곳에 모인 여러분의 대부분은 큰 역경을 지금까지 겪어본 일이 없으실 것입니다. 역경에 부딪치고 이를 극복한 사람은 강해집니다. 영국 시인 올리버 골드스미스는 "나의 최대 영광은 실패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패할 때마다 다시 일어서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분명 많은 사람들은 다시 일어서지 못합니다. 재도전할 수 없는 것입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몇번이나 재기하는 끈기를 여러분이 가졌으면 합니다. "딱딱한 떡갈나무가 아니라 유연한 버드나무와 같아라"란 말을 여러분의 가슴에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전통을 토대로 혁신과 창조의 매력, 활력, 실력 있는 교토대학을 위해서 앞으로 대학교육 및 연구환경의 내실화를 이루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신 가족, 관계자 여러분께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본학에 대한 많은 성원을 꼭 부탁드립니다. 입학생 여러분은 대학에서 다양한 기회를 잘 살려서 활기차고 빛나는 교토대학 학생이 되기를 기원하며 저의 입학식 축사에 갈음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교토대학 입학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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